무더위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 내가 가지고 있는 전 재산 달랑 핸드폰 하나와 낡고 오래된 지갑, 핸드백, 그리고 나는 동네 슈퍼에서 푼돈 3000원으로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샀다. 나의 처량하고 슬픈 처지는 이제 막 붙인 담배 한 개피에서 피어나오는 작고 가냘픈 연기 속에서 공허함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흙 먼지 바람과 길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낡고 오래되어 볼품이 없어진 공원 벤치 하나를 두고 나의 무거운 몸은 축축 늘어져 더욱 주변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시간은 이제 하루, 이틀, 사흘, 그리고 얼마나 더 지속이 될는지는 잘 모르겠다. 두리번 두리번 주변에서 길가는 행인들을 보는 나의 시선은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내 손에서 이제는 더이상 피우기 어렵도록 작아진 마지막 담배꽁초에서 나의 하루가 모두 다 한 줌의 재와 연기로 멀리 사라진 것 같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나는 주변의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오늘도 정전이 오거나 테러리스트들이 어딘가에서 폭탄을 투척할 것만 같은 두려움과 공포속에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어느 자살클럽의 회원과 마주친다면 나는 내가 먹고 있는 인터넷의 비아그라 실험단의 최신 버전으로 내 몸에서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연기와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나의 욕구와 충동에 그만 파리의 한 공원이나 언덕에서 뒹굴고 있는 연인의 모습을 꿈꾸며 그만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구며 바르르 떨리는 사지와 내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그만 다시 숨이 멎어버린다. 내 몸과 마음은 이제 버러지와 굼벵이과 구데기가 득실득실하여 더이상은 살아있는 몸이 아니다. 걸어서 나온 나의 집에서 피어오르던 숨과 기운이 이제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는 볼 품 없는 한 갖 작은 벌레의 배설물과 같이 나의 몸 속에서 작은 몸부림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집에서 나온지 한 참 뒤에 나는 다시 주변 환경과 인물들의 몸과 마음과 하나가 되어서 호흡을 같이 하고 담배 연기를 깊숙히 들이마시고... 그리고 다시 나 자신을 추스려 본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난 뒤 나는 정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서 버러지같은 인생의 한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한번 길게 내쉬고 들이마신다. 진짜로 좋다. :) 내가 아는 가장 어려운 한 여름의 조우는 바로 가장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일상 생활이다. 음악을 배울때 느린 박자와 리듬에 어려움을 가장 많이 느꼈듯이, 내게 천천히라는 말은 그다지 쉽지는 않다. 가장 쉬운 빠르게로 가다가 이렇게 더운 여름 천천히 주변 사물과 함께 하는 내 자신은 어느덧 저물어 가는 하루에서 그다지 많은 영향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이러한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내가 원하는 것 모두의 방식대로 움직여 주지는 않지만 많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때 나 스스로를 가다듬고 추스릴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는 듯 하다. 천천히 천천히 나 자신을 제일 잘 알 수 있는 만남은 바로 이렇게 시작되지 않은 가 싶다. 사람은 그 다음이 아닐까 한다. 사람은 사람이지만 우선 내 자신의 몸과 영혼이 건강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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